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항상 나오는 주제는 위기의식입니다.
우리나라가 위기이며 이 위기를 지금 극복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는 주제입니다.
2030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와 상통하는 내용이지만 결혼적령기 세대인 3040의 시선에서 대한민국이 위기인 이유를 한 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인터넷에 있는 글들 모아서 편집한 내용이니 개인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30이 결혼하지 않고 애를 낳지 않는 이유는 지난 글에서 몇 가지 정리해보았습니다.
https://jiwonmoa.tistory.com/146
성장의 사다리가 없다
우리나라는 직업별로 산업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아버지 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누린 호황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경제의 호황기를 타고 산업이 발전되는 시기였던 80~90년대에는 본인이 열심히 하면 자산을 증식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위기가 없다거나 안전망이 없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반대로 기회가 충분했던 시기가 불과 수십년 전 우리 부모님 세대의 젊은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의 초고도 성장기를 지나 저성장기 혹은 불황기, 장기적으로 침체가 예상이 되는 지점에 와있습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선진국 모두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지 못하면 부침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위기에 있습니다.
3040은 결혼적령기인데 결혼을 하려면 앞으로의 미래가 그려져야 합니다.
연애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나가려면 머리 속에서 예상되는 미래의 수입, 성장의 사다리가 보여야 하는데 현재는 신산업 일부를 제외하면 산업 전반에서 성장의 사다리는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부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고 무엇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과거보다 더 커진 상황에서,
3040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스위칭을 잘한 사람들은 미래를 향해 달려나가지만 기회를 놓친 사람은 스스로 도태되었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결코 좋은 통계가 아닙니다.
웃고 떠드는 일이 대접받는 시대
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등장한 후에 2,000년대 닷컴시대를 맞이한 우리나라는 IT강국이라는 타이틀을 달기까지 급속도로 정보서비스를 발전시켜왔습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어가는 시대를 살았던 선배 세대는 산업의 대전환을 겪었고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을 서슴없이 받아들이며 자라왔습니다.
3040 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접점에 있었던 세대로 전환과정을 지켜보며 겪어온 세대입니다.
IT교육을 받은 1세대가 바로 3040인데 이 1세대는 전통 산업에서 IT산업으로의 산업이 재편되는 과정을 지켜봤고 누가 승자이며 누가 패자인지 산업의 변화에서 세대의 변화를 확인했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컴퓨터를 중심으로 삶을 바꾸었다면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보급된 스마트폰은 산업의 지형을 다시 한 번 바꾸었습니다. 성장의 사다리가 사라진 3040에게는 새로운 산업의 지형 변화가 기회로 보였습니다. 1세대 IT교육을 받은 3040 세대에게 인터넷 세상은 새로운 기회가 되었고 손 안에서 모든 비즈니스 가능해지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작은 화면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영상이 하나 터지면 큰 돈을 번 사례가 빠르게 공유되는 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누구는 어떤 영상으로 억을 벌었다더라, 누구는 쇼츠로 릴스로 또는 어떤 방법으로 화제가 되었다더라,
너도나도 작은 화면 속에서 우연히 찾아오는 찰나의 기회를 얻기 위해 그저 웃고 떠드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현장에서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의 1시간 보다, 잠시 웃고 떠들 수 있는 찰나에 시간을 쏟습니다.
하루 종일 일해서 버는 돈이 가치 있게 보이지 않고 인터넷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례에만 혹합니다.
유명세가 돈이 되니 유명세를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깊이는 온데간데 없고 가볍든 말든 웃고 떠드는 것에, 그저 자극적인 메세지로 유명해지기만을 노립니다.
큰 돈을 벌지 못해도 사회에 필요한 일원이 되려는 사람 보다,
사회에 필요한 일원이 되지 않더라도 큰 돈을 버는 선택을 하는 것이 마치 옳은 것처럼 보이는 세상.
3040은 여기에서 위기를 느낍니다.
가치의 이기적 발상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3040은 사회의 모든 가치에서 이기적인 발상을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공동체 의식으로 사회를 이끌어나가려 하지 않습니다.
나에게 좋으면 동의하고 나에게 좋지 않으면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
내가 불편하면 상식이라 하더라도 동의하지 않고, 내가 싫으면 법도 무시합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 본연의 소중한 가치를 유지함에 있어서도 이기심이 그 어떤 가치보다도 우선하는 순간을 많이 보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양극화가 심합니다. 2024년에도 밥을 굶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굶어가는 사람을 두 눈으로 보면서도 예전처럼 주변 이웃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흘러 나오는 따뜻한 이야기에는 감동하면서도 정작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는 소극적입니다.
사회 곳곳에 지대한 관심과 참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유익이 되지 않으면 어떤 활동이라도 가치가 없다고 느낍니다.
옛 말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누군가는 혼자 가기 위해서 여러 사람의 등을 치고 발목을 잡으며 혼자 정상에 올라섰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빨리 왔을지 모르지만 그동안 함께가지 않았기 때문에 멀리 가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소아과, 산부인과가가 사라지는 시대,
소아과, 산부인과에서 벌어지는 고소고발이 심각하다는 뉴스를 보며 3040은 다시 한 번 이기적인 사람들의 그릇된 가치관을 봅니다.
능력에 대한 오해
열심히 한 사람에게 기회가 가야하는 것이 정상인 사회입니다.
고생한 사람에게 떡 하나가 더 돌아가야하고 기여를 많이 한 사람에게 그만큼의 몫이 돌아가야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세상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1등이 된 사람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발목을 잡고 등에 칼을 꼽고 묘수를 부리며 여우처럼 꾀를 부리는 사람이 앞서나갑니다.
그리고 그 것 또한 능력이라 말합니다.
전문가의 실력은 축적의 시간을 거쳐야 하는데 유명하기만 하면 전문가가 되고 있습니다.
유명하면 그 사람의 모든 말을 믿으려고 합니다. 사실과 달라도 신뢰를 보냅니다.
유명해도 틀릴 수 있는데 유명을 곧 실력으로 받아들입니다.
유명하면 모두 옳고 유명하지 않으면 실력자가 아닌 것으로 보니 대한민국은 유명세가 곧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축적의 시간을 무시하고 반복과 인내의 과정 또한 무시한 채
단숨에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묘책을 찾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직하게 돈 버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나쁜 짓, 나쁜 행동, 나쁜 일에 연루되지 않고 청렴하게 돈 버는 사람을 이 사회가 더 이상 존경하지 않습니다.
고생해서 무언가를 얻을 바에, 조금 나빠도 고생을 덜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보는 이상,
3040이 보는 우리나라는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이 요원하다고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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